프리다이빙이나 스쿠버다이빙을 하기 위해서 필수로 거쳐야 할 과정 중 하나인 이퀄라이징에 대해 얘기해보려 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수영을 배워 대회도 나가보고, 20대 시절 수영강사 생활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수영에서는 이퀄라이징이 필요가 없죠. 제가 이퀄라이징을 처음 경험한 것은 군생활 훈련소에서 잠수 훈련을 진행할 때, 그리고 수영강사 생활을 하기 전 라이프가드 자격증 시험을 볼 때 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경험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퀄라이징에 대해 간단한 교육을 진행하지만 자세하게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이퀄라이징에 대한 이론 교육에 대해선 받았었지만, 제대로 이퀄라이징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라이프가드 교육을 받을 당시에도 해서 귀가 아파 고생을 많이 했었죠. 5m 다이빙 풀 같은 경우에는 이퀄라이징을 제대로 하지 않아도 들어가시는 분들도 있고, 고통을 참고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제 경우도 그랬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미련했던 것 같네요.
일상생활을 하다보면 이퀄라이징이 필요도 없고 해서 못한다고 불편할 일도 거의 없죠. 하지만 프리다이빙을 배우기로 한 지금은 무조건 넘어가야 할 단계가 되었습니다. 실기 교육 전날도 다른 것보다 이퀄라이징에 대한 걱정을 가장 많이 했었습니다.
일단 이퀄라이징에 대해 기본적인 개념을 한번 짚고 넘어가볼게요. 명사로 이퀄라이제이션은 우리나라 말로 하면 '압력평형'이라고 합니다(보통 '이퀄라이징'이라는 단어로 많이 사용하기에 그렇게 쓰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평소 생활하면서 느끼는 대기압은 1기압입니다. 물 속으로 잠수를 하게 되면 수압이 생겨 10m마다 1기압씩 올라가게 되는데, 아래 그림과 같이 2기압이 되면 대기압에 비해 몸 속에 있는 기체의 부피가 1/2로 줄어들게 되고, 3기압에서는 1/3, 4기압에서는 1/4로 점차 줄어듭니다.
우리 몸 안에 있는 모든 기체의 부피가 줄어들기 때문에 폐 안에 있는 공기도 부피가 줄어들게 되고, 이런 원리를 호흡법에도 적용하여 프리다이빙을 잘할 수 있도록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퀄라이징은 이러한 보일의 법칙이 귀에 적용될 때 필요합니다. 그림을 보면 고막(Tympanic membrane)을 경계로 외이(Outer ear)와 중이(Middle ear), 내이(Inner ear) 공간이 나뉘게 되는데, 중이와 외이와의 압력에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중이의 압착을 막아주는 방법이 바로 이퀄라이징입니다. 공기를 유스타키오관(Eustachian tube)으로 불어넣어 압축된 공기의 용적을 확보, 압력평형을 맞추는 것이죠. 이러한 압력평형을 하지 못하면 수압이 고막이 안쪽으로 늘어나게 되며, 조직이 파괴되어 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고막이 파열되어 버릴 수 있죠.
일상생활에서 이러한 압력의 차이를 느낄 일은 높은 산에 올라갔을 때, 비행기를 탈 때, 터널에 들어갔을 때 등이 있는데 프리다이빙을 하는 것처럼 강한 압력의 차이가 발생하지는 않고, 하품 등으로 이퀄라이징이 가능합니다.
결론은 프리다이빙을 할 때 이퀄라이징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코를 막고 바람을 넣는 방법, 침을 삼키는 방법, 턱 관절을 움직이는 방법 등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좀더 세부적으로 나누어 발살바, 프렌젤, 토인비, BTV 등의 방식이 있지만, 가장 기초적인 발살바에 대해서만 간단히 얘기해보겠습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배워보신 분이라면 들어보셨을 단어입니다. 발살바 호흡법(Valsalva Maneuver)라고 하는 호흡법은 1707년 이탈리아의 해부학자 발살바에 의해 처음 알려진 호흡법인데, 성근문(성대공간)을 닫은 상태로 배에 힘을 줘 늑간근과 복근을 수축시키게 되면 흉압과 복압이 상승하게 됩니다.
쉽게 풀어서 간단히 하는 방법만 알려드리면 한 손을 집게 모양으로 만들어 코를 잡아 공기가 빠져나가지 않게 한 뒤, 코에다 바람을 불어넣습니다. 그러면 코로 빠져나가지 못하는 공기가 귀와 코의 연결부분인 이관을 열어 중이로 들어가게 되고, 귀가 뻥하고 뚫리는 느낌이 납니다. 이 느낌을 잘 찾아야 하는데, 물 밖에서 이 동작을 실시한다면 오히려 막히는 느낌으로 느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양쪽이 다른 느낌으로 될 수 있는데 컨디션이 안좋아서 그럴수도 있지만, 양쪽 유스타키오관의 차이 등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양쪽이 모두 이퀄라이징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물 밖이나 얕은 수심(50cm~1m)에서 느낌을 찾으신 후 잠수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초반에 이퀄라이징에 실패하여 압력이나 통증을 느끼게 되면, 다시금 공기를 불어넣어도 이퀄라이징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물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잠수하셔야 합니다.
발살바는 체력소모가 심한 호흡법이지만, 방법이 비교적 익히기 쉽고 단순하여 기초적으로 배우는 호흡법입니다. 다만, 너무 강하게 공기를 불어넣거나 하면 중이나 내이에 손상을 입을 수 있고, 혈관 등에 무리가 갈 수 있기에 적당하게 조절하여 불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이퀄라이징을 제대로 경험해본 날인 것 같습니다. 아직 자연스럽게 되진 않고, 몸에 힘도 많이 들어가지만 물 속에 고통없이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이퀄라이징이 잘 되지 않으시는 분들께 제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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